금강경과 신심명, 그리고 일기일회

금강경 30~32

혜주 慧柱 2007. 4. 11. 21:00
 

30,

“다시 또 수보리여, 실로 훌륭한 젊은이나 훌륭한 딸이, 예컨대 이 한없는 우주에 있는 많은 대지의 먼지만큼 많은 세계를 무수한 노력으로써 원자(原子)의 집합체와 같이 가루로 했을 경우,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원자의 집합체’는 많은 것일까?”

수보리는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러하옵니다. 행복한 분이시여, 그러하옵니다. 그 원자의 집합체는 많은 것입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만약에 원자의 집합체가 실유(實有)였다고 하면 스승은 ‘원자의 집합체’라고는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여래가 말씀하신 원자의 집합체는 집합체가 아니다.’라고 여래께서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원자의 집합체’라고 말해지는 것입니다.”

“또 ‘여래가 설한 한없는 우주는 우주가 아니다.’라고 여래께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한없는 우주’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만약에 우주라는 것이 있다고 하면 ‘전일체(全一體)라고 하는 집착’이 있게 됩니다. 그런데 ‘여래가 설한 전일체라는 집착은 실은 집착이 아니다.’라고 여래께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때문에 바로 ‘전일체라는 집착’이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스승이 말하였다. “수보리여, ‘전일체에 대한 집착’은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것, 입으로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물건도 아니고 ‘물건 아닌 것’도 아니다. 그것은 어리석은 일반 사람들의 집착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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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여, 누군가가 ‘여래는 자아에 관한 견해를 설했다.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견해, 개체에 대한 견해, 개인에 대한 견해를 여래는 설했다.’라고 말했다고 하자. 수보리여, 그 사람은 옳게 설한 것일까?”

수보리는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행복한 분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옳게 설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여래가 설한 그 자아에 관한 견해는 견해가 아니다’라고 여래께서 말씀하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바로 ‘자아에 관한 견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스승은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실로 그러하니라. 구도자의 길[道]을 나아가는 자는 모든 것을 알지 않으면 안 되고, 보지 않으면 안 되고,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서도 무슨 사물이라고 하는 생각에도 머무르지 않도록 알지 않으면 안 된다. 보지 않으면 안 되고,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여, ‘사물이라고 하는 생각, 사물이라고 하는 생각은 실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여래께서는 설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사물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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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다시 또 수보리여, 실로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세계를 일곱 가지의 보배로 가득 채우고 모든 여래 ․ 존경받을 만한 사람 ․ 올바로 깨달은 사람에게 보시했다고 하자. 또 다른 한편에서는 훌륭한 젊은이나 훌륭한 딸들이 ‘지혜의 완성’이라는 법문 중에 사행시(四行詩) 하나라도 받들어서 기억하고, 외우고,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세히 설명해 들려준다고 하면 이쪽이 그 일로 말미암아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많은 공덕을 쌓은 일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설명하여 들려줄 것인가? ‘설명해 듣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현상계(現象界)라고 하는 것은,

별이나, 눈앞의 그림자나, 등불이나, 혹은 환상이나,

이슬이나, 물거품이나, 꿈이나, 번개나, 구름과 같이,

그와 같이 보는 것이 좋다.


스승은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수보리 상좌(上座)는 기뻐하였고, 그리고 이들 수행승과 니승(尼僧), 재가(在家)의 신자들과 신녀(信女)들, 또[이들 구도자들]천상계의 존재, 인간, 아수라, 건달바(乾達婆)등을 포함하는 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스승의 설하신 것을 찬양하였다.

절단(絶斷)하는 것으로서의 금강석(金剛石)인 신성하고 존경할 만한 지혜의 완성은 이것으로 끝낸다.


                                      ----  종(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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