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대화

[스크랩] 일상생활이 바로 신통이고 묘용이다.

혜주 慧柱 2008. 9. 23. 20:44

일상생활이 바로 신통이고 묘용이다.

 

 

一日 石頭問曰, 子見老僧以來 日用事作麽生

士曰, 若問日用事인댄 卽無開口處이니다

頭曰, 知子恁麽일새 方始問子니라

士乃呈偈曰,

日用事無別이라 唯吾自偶諧로다

頭頭非取捨 處處沒張乖로다

朱紫誰爲號 丘山絶點挨로다

神通幷妙用이여 運水與搬柴로다

頭然之하다 曰,

子以緇耶 素耶하니

士曰,

願從所慕이니다하고 遂不剃染하다.

 

 

어느 날 석두스님이 거사에게 물었다.

“자네는 이 노승(老僧)을 만난 이후에 날마다 하고 있는 일이 대체 어떠한가?”

“나날의 일을 물으시면 입을 벌려 답할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자네의 일상생활이 그와 같음을 내가 익히 알고 있기에 이렇게 묻는 것이 아닌가!”

이에 거사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한 수 지어 석두스님께 바쳤다.

 

나날의 일은 무엇이라고 할 것이 없어

다만 스스로 슬금슬금 잘도 옮겨가는 구나.

어느 하나 가질 것도 버릴 것도 없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어긋남이 없네.

왕사니 국사니 누가 칭호를 붙였는가?

이 산중은 티끌 하나 없는 곳.

신통이니 묘용이니 무엇을 말하는가?

물 긷고 나무 나르는 일 바로 그것인 것을.

 

석두스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그렇기는 하네만, 자네는 스님이 될 것인가 아니면 재가 수행자로 살아갈 것인가?”

이에 거사는 “원컨대 좋을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스님이 되지는 않았다.

출처 : 화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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