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문인참문어록과 부처님말씀등
제방문인참문어록(諸方門人參問語錄) 14
혜주 慧柱
2011. 6. 26. 11:51
14.
화엄(華嚴)을 강하는 지(志)강사가 물었다.
“선사께선 왜 푸르른 대나무는 모두가 법신이요, 휘어진 개나리는 반야 아닌 것이 없다는 말씀을 수긍치 않으십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법신은 형상이 없는데 푸른 대에 맞추어 형상을 이루고, 반야는 지각이 없는데 개나리를 대하여 형성을 드러낸다. 저 개나리와 푸른 대 그대로가 반야와 법신을 갖춘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의 참 법신은 마치 허공과 같은데, 물건에 따라 형상을 나타내는 것이 마치 물속의 달과 같다.’라고 하셨다. 개나리가 반야라면 반야는 무정(無情)물과 같을 것이요. 푸른 대가 법신이라면 푸른 대가 능히 작용을 해야 할 것이다. 좌주에 알겠는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성품을 본 사람은 옳다 해도 되고, 옳지 않다 하여도 된다. 작용에 따라 말해도 시비에 막하지 않는다. 성품을 보지 못한 사람은 푸른 대라 하면 푸른 대에 집착하고, 개나리라고 하면 개나리에 집착하며, 법신이라 하면 법신에 걸리고, 반야라 하면 반야를 모른다. 그러므로 모두가 논쟁이 되는 것이다.”
지 강사가 절을 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