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록 선해
학승이 물었다.
“무엇이 도(道)입니까?”
조주 스님이 말했다.
“울타리 밖에 있는 것이 그것이야.”
학승이 말했다.
“그것을 물은 것이 아닙니다.”
조주 스님이 말했다.
“어느 길을 말하는가?”
학승이 말했다.
“대도(大道)입니다.”
조주 스님이 말했다.
“대도(大道)는 서울 장안으로 통하고 있어.”
=============================
길은 사람들이 몇 대에 걸쳐 발로써 닦은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경험과 지식으로 만들어졌다. 길은 많은 길이 있다. 집으로 가는 길, 학교로 가는 길, 국회의사당으로 가는 길, 부모님 집으로 가는 길, 직장으로 가는 길 등.
작은 길은 큰길을 만나고 큰길은 더 큰길을 만나면서 길은 결국 서울로 통한다. 여행하는 나그네가 일단 길을 만나면 안심할 수 있다. 어떤 길이든지 그 길을 따라가면 곧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도 길이 있고, 학문에도 길이 있고, 선문(禪門)에도 길이 있다. 길은 결국 서울에 도착하듯이 바른 길을 안다면 선(禪)에 도착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래서 인생은 곧 도이고, 도는 곧 선이고, 선은 곧 우주의 중심이다.
조주 스님은 학승이 도(道)에 대해 묻자, 담장 밖의 길이라고 말했다. 학승이 못 알아듣고 그것을 묻는 것이 아니고 대도(大道)를 묻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자. 여전히 조주 스님은 도가 곧 길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다만 대도는 서울로 통하는 큰 길이라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바로 도라는 것이다.
아하, 이거야 말로 ‘달에 대추나무가 걸린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일상속의 대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4월8일 요즘 이야기 (0) | 2012.04.08 |
---|---|
2012년 4월8일 Twitter 이야기 (0) | 2012.04.08 |
2012년 4월7일 Twitter 이야기 (0) | 2012.04.07 |
2012년 4월5일 요즘 이야기 (0) | 2012.04.05 |
2012년 4월3일 Twitter 이야기 (0) | 2012.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