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목표, 물러서지 않는 삶
궁극적 행복과 거기에 이르기 위한 길까지 알게 되었으니, 나의 방향은 이제 끝났습니다. 내가 지향해야 할 목표와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알았으니까요. 이제 나의 삶은 흔들리거나 물러서지 않고 그 길을 가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그만큼 부처님은 내 의심을 다 해소해주면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십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기로 마음을 다지면서, 나는 처음에 내가 걱정했던 한 가지가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면서도 내내 그 걱정이 떠나지 않았는데, 놀랍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보면 욕망의 사라짐, 목마름의 사라짐을 말씀하시는데 그런 가르침에 따르다 정말로 욕망이 사라져도 큰일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남들은 다 욕망을 원동력으로 해서 열심히 뛰는데 나 혼자만 욕망과 목마름이 사라져 초연히 있다가, 나중에 줄 끊어진 연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또 내 삶의 추진력을 잃게 되면 어쩌나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내 삶을 추진하는 원동력은 예전보다도 더 강하며, 물러서지도 않고 지치지도 않는 힘이 있습니다.
어떤 새로운 힘을 발견하였느냐고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나와 세계를 보니 자연스럽게 나의 욕망이 다른 성격으로 변합니다. 전에는 나와 남을 따로 떼어 놓고, ‘나’라는 것을 중심으로 하여 모든 것을 거기에 끌어다 맞추려 했습니다. 남의 것을 뺏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지요. 너는 너, 나는 나, 세상은 세상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나와 세상을 바르게 보게 되면서, 그 보는 눈이 아주 달라졌습니다. 너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세상 속에서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또 내 속에서 너를 보고, 내 속에서 세상을 보게 되었지요. 그것들 모두 소중한 것이고, 아끼고 사랑해야 할 ‘나’였습니다.
전에 나에 대한 사랑이라고 하던 것은, ‘나라는 것’이 있다는 집착에서 나온 잘못된 사랑이었습니다. 이제는 소중한 것들을 참되고 바르게 가꾸어가는 사랑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샘솟습니다. 나를 중심으로 해서 일어나, 내 것을 늘리기 위해 나를 몰아가던 욕망은 이제 보다 큰 눈에 의해 인도되고 있습니다. ‘너’ 속에 내가 있기에 ‘너’가 불행하면 나도 완전히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니 이렇게 꼭 너와 나를 구분하고, 네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는 억지 관념에 의해서가 아입니다. 너 속에 나도 나이기에 네가 행복한 만큼 나의 행복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입니다.
‘너’가 아프면 ‘너’ 속의 내가 아프기에 자연스럽게 나의 아픔을 쓰다듬는 손길이 뻗어집니다. 나, 기껏해야 나의 가족이라는 한계로 단단히 둘러싸고 있던 담들이 소리 없이 무너지고, 나의 사랑은 점차로 모든 것 속에 깃들어 있는 나를 향해 뻗어 나갑니다. 아니, 너와 나 사이에 쳐져 있던 담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이 지혜와 자비라고 하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올바로 세상을 보면서 자연스레 지혜의 눈을 뜨입니다. 그 눈이 뜨이면 나와 남을 따로 떼어 보던 마음이 무너집니다. 자연히 예전에는 남이던 존재의 행복을 함께 느끼고, 그 아픔 또한 나의 아픔으로 느낍니다. 이러한 사랑이 바로 자비가 아닐까요? 지혜와 자비가 둘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욕망이라 불리던 내 삶의 원동력이 새로운 지향점을 가지고 움직이게 되니, 이것이 과연 예전의 욕망과 같은 것일까요? 새로운 힘이 생긴 것은 아닌데 분명 그 목표하는 바가 달라졌습니다. 나 자신만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것이 나와 남과 세상을 모두 잘 되게 하는 방향으로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서원(誓願)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억지로 세울 것도 없이 지혜와 자비가 바탕이 되어 생기는 보다 크고 올바른 목표, 그것이 바로 서원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참으로 억지스러운 것이 없이 나를 보다 높은 곳으로 이끌어준다는 것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나의 올바르고 큰 목표의 궁극에는 네 가지 큰 서원이 있습니다. 이제는 나는 이렇게 나의 지향을 선언합니다.
모든 번뇌를 다 없애고, 모든 생명들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두 배워 완전히 알고, 부처님이 가르치신 그 길을 걸어 완전한 행복을 이루리라. |
이 크고 넓은 목표를 향해 가는 나의 발걸음은 뒤로 물러섬이 없을 것입니다. 예전 같으면 조그만 불행이나 재앙에도 쉽사리 꺾이고 절망에 빠지겠지만, ‘덧없음’과 ‘나라는 것’이 없음을 투철하게 본 나는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서원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더 큰 힘을 내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내가 있음으로 내 주변이,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지고 밝아지는 그런 존재가 되고자 다짐해 봅니다. 또 나날이 그렇게 부처님을 닮아가는 내 발걸음은 환희로 가득 차고 또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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