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어떤 삼장법사(三藏法師)가 물었다.
“진여(眞如)에도 변역(變易)이 있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변역이 있고 말구.”
삼장이 말했다.
“성사는 잘못 아셨군요.”
대사가 도리어 물었다.
“삼장은 진여가 있는가?”
“있지요.”
“그런데 변역이 없다면 결정코 범상한 중이어야겠구나. 듣지 못했는가. 선지식은 삼독(三毒)을 돌리어 삼취정계(三聚淨戒)로 만들고, 육식(六識)을 돌리어 육식통(六識通)으로 만들고, 번뇌를 돌리어 보리로 만들고, 무명을 돌리어 대지(大智)를 만든다 하였는데, 만일 진여가 변역이 없다면 삼장은 틀림없이 자연외도(自然外道)이다.”
심장이 말했다.
“그렇다면 진여에 변역이 있습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진여에 변역이 있다고 집착하면 그것도 외도이다.”
“선사께서는 아까는 진여에 변역이 있다고 하시더니 지금은 또 변역이 없다고 하시니, 어떤 것이 똑 바른 말씀입니까?”
“만일 밝게 성품을 본 이라면 마니주(摩尼珠)에 빛이 나타나는 것 같아서, 변한다 해도 맞고, 변하지 않는다 하여도 맞거니와, 성품을 보지 못한 이는 진여가 변한다는 말을 들으면 변한다는 생각을 하고,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삼장이 말했다.
“그러기에 남종(南宗)은 진실로 헤아리기가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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