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니 마음이니 하는 것은 고정된 실체가 없음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끊임없이 바뀌고 변화합니다.
그렇게 어떤 고정된 실체가 없는데 이를 가지고 승부를 겨룬다면
과연 승부는 판가름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물론 잠시 잠깐은 몸을 닦고 마음을 닦는 것이 금방 효험이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죠.
왜냐하면 나무로 따지자면 가지치기, 잎사귀치기에 해당되는 것이죠.
가지와 잎사귀를 치면 그 즉시는 시원해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어느덧 다시 가지와 잎사귀가 자라나게 됩니다.
뿌리를 뽑아내야 번뇌의 가지와 잎사귀가 더 이상 자라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뿌리를 보고 뿌리를 뽑아내는 공부가 바로 참선공부입니다.
사람의 성품은 본래 공한 것이고 깨끗한 것인데,
여기서 한 생각 일으켜 깨끗하다 더럽다는 분별심을 가지고 깨끗함을 본다고 하니까
망상이 생기는 것이고, 그것은 본(本) 생각에서 한 발짝 벗어난 겁니다.
이러한 망념을 여의기만 하면 그대로 청정한 본성이 드러나는 것이지 여기서 다시 닦고 말고 할 게 없는 겁니다.
깨끗하다 더럽다 나누기 이전의 그 마음이 진정으로 깨끗한 마음입니다.
요새 의학적으로 설명하는 까다로운 성격,
즉 남이 쓰던 물건 절대로 못 쓰고 공중화장실 절대로 못 가는 증세를 가진 사람,
사실 진정으로 깨끗한 것 아닙니다.
진정으로 깨끗한 것은 우리 본성의 청정함을 보는 것입니다.
벌써 한 생각 일으켜서 더럽다 깨끗하다, 좋다 나쁘다 이렇게 분별에서 나오는 깨끗함, 좋음 등은
본성에서 이미 한 걸음 파도를 일으킨 자리입니다.
육조단경에서는 망념을 여의기만 하면 그 자리가 그대로 청정한 것이지 청정한 게 따로 있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몸이니 마음이니 하는 것은 고정된 실체가 없어 닦는다는 것은
일시적 효험이 있을 뿐 긍극적으로는 본성자리, 본마음 참나를 알아야 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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