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존재를 던져 보라
배우는 것도 듣는 행위만큼이나 어려운 것 같다.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로 두 귀가 꽉 막혀버려서, 듣기가 아주 어렵다.
내 생각에 -나만의 생각이라기 보다 하나의 사실이다.-
자신의 온 존재로 힘 있고 활기차게 들을 수 있다면,
듣는 행위 자체를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전혀 듣지 못한다.
듣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배우려면 자신의 온 존재를 던져야 한다.
수학을 배우려면 수학에 자신의 온 존재를 바쳐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면,
배우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배워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배움은 그저 축적의 과정에 불과하다.
배움은 등장인물이 무수히 많은 소설을 읽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모순적인 주의가 아니라 완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날의 잎사귀든 여름날의 잎사귀든 잎에 대해서 배우고 싶으면,
진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아야 한다.
좌우가 상칭적인 모양, 그 결, 그 살아있는 잎사귀의 성질을 알아야 한다.
나뭇잎 하나에도 아름다움, 활기, 생명력이 있다.
요컨대 나뭇잎이든 꽃이든 구름이든 일몰이든 혹은 인간이든 진정으로 배우고자 한다면,
열정을 다해서 그것을 바라보아야 한다.
'생활의 기술+참선곡, 행불어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 배움은 경험이 아니다 (0) | 2008.07.25 |
---|---|
9, 마음이 고요해야만 배울 수 있다 (0) | 2008.07.25 |
7,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어라 (0) | 2008.07.09 |
6, 애써 들으려 하지 말라 (0) | 2007.06.09 |
5, 들음으로써 자유로워지리라 (0) | 2007.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