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대화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혜주 慧柱 2014. 9. 13. 08:31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참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불교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곧 ‘인생은 수행’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며, 바람직한 인간상이란 바로 ‘호모 메디타티오homo meditatio’ 즉 ‘수행하는 인간’이다.

수행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이며 인간의 권리이자 의무다.

인간의 무한한 향상과 퇴보는 수행의 여부에 달려있으며 미래의 행 ‧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거나 사제司祭들의 제식 행위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행위이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반드시 어떤 결과를 낳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임의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행위와 그 결과 사이에는 반드시 도덕적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선한 행위는 즐거운 결과를 주며 악한 행위는 고통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따라서 행복한 삶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행위 외에 그 어떠한 것도 없다.

현재가 과거로부터의 필연적 결과라는 것은 우리 자신의 과거 행위가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는 의미이며

현재가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하는 것 또한 현재 나의 행위가 미래의 삶을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에서는 우리의 행위를 ‘신체적 행위’, ‘언어적 행위’, 그리고 ‘마음의 행위’ 즉 신 ‧ 구 ‧ 의 세 가지 행위로 구분하고 있다.

이 세 가지 행위 가운데 수행의 요체가 되는 것은 마음이다.

이는 행위의 도덕성 여부는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마음’의 문제라는 불교적 통찰의 결과다.

 

수행은 우리를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 준다. 수행은 내면의 도덕적 가치로서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운동으로 몸을 튼튼하게 하듯이 수행은 마음의 건강함 곧 도덕성을 기르는 방법인 것이다.

불교는 행복, 도덕 그리고 수행을 하나의 연관된 고리로 보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덕적이어야 하고 도덕적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운동과 영향 섭취 등을 통해 몸을 가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마음을 가꾸거나 다듬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마음 또한 몸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가꾸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흉해지고 제대로 정상적인 가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단지 마음의 결함은 몸과는 달리 눈에 금방 뜨이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거울이 우리의 몸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처럼 한 사람의 마음은 그의 행동, 말 그리고 생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마음의 수행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여기에는 세 가지가 있다.

세 가지란 계 ‧ 정 ‧ 혜를 말하는 것으로 각각 윤리적 삶, 명상 그리고 지혜를 의미한다.

이 세 가지는 단계적이면서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수행의 첫 단계는 계를 지키는 윤리적 삶이다.

『사문과경』등 초기경전에서는 계를 지키는 공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계를 지키며 윤리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우선 타인과 세상에 대해 두려움이 없게 되며 안으로는 스스로 ‘떳떳한’ 즐거움을 누린다.”

세상에 대해 ‘두려움이 없으며’ 누구로부터 비난받을 일이 없는 내면의 ‘떳떳함’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우리 스스로를 자신감에 넘치게 하는가?

또 그 반대 경우, 우리의 불안과 수치심이란 또 얼마나 큰 괴로움인가?

 

한편 윤리적 삶을 영위하지 않을 경우 수행의 다음 단계인 명상의 단계는 가능하지 않다.

집중하거나 고요해질 수 없는 산란한 마음으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 당시 고대인도의 명상은 주로 신비체험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명상의 목적이 마음의 집중과 관찰을 통한 수행임을 분명히 하였다.

명상은 감각기관을 단속하고 마음을 정화하여 선정에 들어가기 위한 것이다.

 

수행을 통해 얻게 되는 지혜는 결국 ‘나’와 ‘세계’에 대한 바른 통찰 즉 무아와 연기법에 의한 세계이해를 의미한다.

나는 ‘나’ 아닌 것으로 구성되어 있는 존재임을 자각하는 것이며 나는 ‘나’ 아닌 모든 것과 관련된 존재임을 통찰하는 것이다.

 

불교적 의미에서 참된 삶이란 ‘인생은 곧 수행’이라는 자각을 의미한다. 수행이란 ‘자기의 변화’ 즉 도덕적 향상을 의미한다.

근대 이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류가 잃어버린 것이 바로 ‘인생은 수행’이라는 사실이다.

심리학 등의 사회과학은 인간의 마음을 결정론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의학과 자연과학에서도 인간의 마음을 물질로 환원하여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알게 모르게 근대 이후 대중들의 마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꿔 놓았다.

즉 마음이란 우리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다.

그러나 마음은 육체와 마찬가지로 단련할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불교의 모든 교리는 결국 마음의 변화 가능성과 그 구체적 방법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일정한 단계적 훈련을 통해 육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현대인은 많지만 마음 또한 수행이라는 훈련을 통해 변화시켜야한다고 믿는 현대인은 드물다.

불교가 현대 사회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은 바로 불교의 오랜 수행전통이다.

불교 전통이 제공하는 다양한 수행 방법은 다양한 성향과 지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절한 수행의 방법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불교적으로 산다는 것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수행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계를 지킨다는 것도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의 일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산다는 것에 대한 불교적 의미는 ‘인생이 곧 수행’임을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수행을 완상시켜가는 것이다.

 

조 성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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