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에겐 고행, 보살에겐 기쁨
고타마의 삶은 출가하자마자 바로 고행의 길로 이어집니다.
출가 이후의 고행은 필연적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출가는 이제까지 자기가 살았던 삶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탐욕의 거친 격류와 쾌락의 소용돌이 속에서 물 흐르는 대로 휩쓸려 내려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면,
출가의 길은 이러한 오탁(五濁)의 물결을 거슬러 굳건한 대지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세속의 삶은 곧 다가올 폭포에서 고통을 겪을지언정 물 흐르는 대로 자신을 맡겨버리는 것이지만,
부처의 길은 세속의 흐름에 맞서서 물결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출가는 기존의 삶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기를 요구합니다.
우리의 바람은 세속의 욕망과 쾌락에 자신을 맡기는 것인데 그것을 거스르자니 출가는 고통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던 길과 정반대의 길을 감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고통이 아닙니다.
따라서 출가 이후 6년 동안의 고타마의 삶이 우리의 가치관에서 보았을 때에는 고행임이 분명하지만
처님의 입장에서는 그것이야말로 참다운 행복의 길입니다.
우리는 부처님께서 버리라고 한 기득권들을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그것을 버리면 세상의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불안을 씻을 수가 없습니다.
급기야는 부처님을 믿고서 편해지려고 했는데 오히려 고생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전도된 가치관이 아직 부처님의 진리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행의 길이 고행으로 느껴지는 것을 당연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가치관으로 전환된 이 후에는 그 삶이 고행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어 이 세계의 주인 자리를 얻었을 때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구도의 길, 수행의 길 자체가 행복의 길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일상속의 대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마침표 중에서 (0) | 2015.05.16 |
---|---|
후쿠오카 여행 (0) | 2014.11.03 |
새로운 출가 정신이 요구되는 현실 (0) | 2014.09.21 |
출가의 의의 (0) | 2014.09.21 |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0) | 2014.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