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문인참문어록과 부처님말씀등

제방문인참문어록(諸方門人參問語錄) 10

혜주 慧柱 2011. 6. 26. 11:35

 

10.

대사가 상당(上堂)하여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다행히도 스스로 훌륭한 일 없는 사람들이면서, 죽도록 업을 지어 칼[枷;형구]을 쓰고 지옥에 빠지려 하니, 이는 무슨 짓들인가?

날마다 밤늦도록 분주히 쏘다니면서 참선을 하여 도를 배우며 불법을 안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더욱 멀어질 뿐이다. 다만 빛과 소리를 좇아 헤맬 뿐이니, 언제 쉴 기약이 있으랴.

나는 강서(江西) 화상[馬祖]이 ‘네 스스로의 보배창고에 모두가 구족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니, 밖에서 구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그 때부터 일시에 쉬어버리고 자기의 보배를 마음대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퍽이나 쾌활하였다.

한 법도 취할 것이 없고 한 법도 걸릴 것이 없으며, 한 법이 생멸하는 형상도 볼 수 없고, 한 법이 오가는 형상도 볼 수 없어 시방세계에 한 티끌만큼도 자기의 보배 아닌 것이 없었다.

다만 자기의 마음을 자세히 관찰하기만 하라. 일체삼보(一切三寶)가 항상 스스로 나타나리니, 의심치 말고, 찾지도 말고, 구하지도 말라. 마음의 성품은 본래 청정하느니라.

그러므로『화엄경(華嚴經)』에 말씀하기를, ‘온갖 법이 나지 않고, 온갖 법이 멸하지 않는다. 만일 이렇게 이해하여 알면 부처님들이 항상 앞에 나타나신다.’하였고, 또『정명경(淨名經)』에 말씀하시기를, ‘몸의 실상(實相)을 관찰하고, 부처를 관찰함에도 그렇게 하라.’하였으니, 만일 빛과 소리를 따라 생각을 내지 않고, 형상과 모양을 따라 알음알이를 내지 않으면 자연히 일 없는 사람이 되리라. 오래 서있을 것 없다. 편히 들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