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문인참문어록과 부처님말씀등

제방문인참문어록(諸方門人參問語錄) 35

혜주 慧柱 2011. 6. 26. 12:20

 

35.

 

어떤 숙덕(宿德) 10명이 함께 물었다.

"경에 말씀하시기를, '불법을 파괴해 없앤다.'하였는데,

불법이 파괴해서 없앨 수 있는 것입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범부나 외도들은 불법을 파괴해 없앤다고 하고,

이승(二乘)은 파괴해 없애지 못한다 하거나와,

나의 정법에는 이런 두 가지 소견은 없다.

만일 정법을 말하자면 범부 ․ 외도뿐 만 아니라

부처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이는 이승이라도 모두 나쁜 사람들이다."

 

“참 법, 허망한 법, 빈 법, 비지 않는 법들이 제각기 종자의 성품이 있습니까?”

 

“법에 종자의 성품이 없기는 하나 사물에 따라 모두 나타난다.

마음이 허환(虛幻)하므로 온갖 것이 함께 허환하나니,

한 법이라도 허환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허환이란 일정함이 있을 것이다.

또 마음이 공하므로 온갖 것이 모두 공하나니,

한 법이라도 공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공’의 정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미혹할 때엔 사람이 법을 따르고, 깨달을 때엔 법이 삶을 말미암는다.

마치 삼라만상이 ‘공’에 이르러 극치를 이루고,

백 갈래의 개울은 바다에 이르러 극치를 이루고,

모든 성현은 부처에 이르러 극치를 이루고,

12분경과 5부의 율장과 다섯 가지 베다는 마음에 이르러 극치를 이룬다.

마음은 삼매의 오묘한 근본이며, 만 가지 법의 큰 근원이다.

또는 지혜장(智慧藏)이라고도 하고,

혹은 무주열반(無住涅槃)이라고도 하여

백 천 가지 이름들이 모두가 마음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어떤 것이 허환한 허깨비입니까?”

 

“허깨비는 일정한 정체가 없나니,

마치 빙글 돌리는 불 바퀴나 건달바의 성이나 기관(機關)으로 된

꼭두각시나 아지랑이나 허공의 꽃과 같아서, 모두가 실다운 법이 없다.”

 

“누구를 큰 요술쟁이라 합니까?”

 

“마음을 큰 요술쟁이라 하고, 몸을 큰 요술의 성이라 하고,

이름과 형상은 큰 요술의 의식(衣食)이라한다.

항하사 세계에는 허환한 허깨비 밖의 일이 없는데,

범부는 요술을 알지 못하고 곳곳에서 요술 같은 업에 홀리고,

성문은 요술의 경계를 두려워하여 마음을 어둡힌 채 적멸에 들고,

보살은 요술의 법을 알고 요술의 본체를 통달하여 온갖 이름과 형상에 구애되지 않고,

부처님은 큰 요술쟁이로서 큰 요술의 법륜을 굴리어 큰 요술의 열반을 이루고,

요술 같은 생멸을 바꾸어 생멸치 않음을 얻고,

항하사같이 많은 더러운 국토를 바꾸어 청정한 법계를 이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