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 대행 스님법어

마음의 안테나를 세워라

혜주 慧柱 2016. 2. 24. 07:07

마음의 안테나를 세워라

 

생명에너지가 함께

 

라는 상을 앞세우지 않는 한 생각, 머무는 자리 없이 일으킨 한 생각, 늘 겸손하고 바르고 지극한 마음자리에서 일어나는 한 생각, 그런 한 생각이라면 영원한 생명의 에너지와 둘이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한 생각이 그대로 법이 되니 때로는 관세음보살도 되고 약사여래도 됩니다. 그렇기에 한 생각에 고통을 면할 수도 있고 질병도 낫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생각 일어나면 벌써 자동적으로 돌아다는데 왜 걱정을 보탭니까? 어엿한 한 생각이면 우주 법계가 다 아는 것을 슬픈 생각, 옹졸한 생각을 일으켜 그렇게 살아가려 합니까?

불법의 진리는 생동감 있고 긍정적이며 자비롭습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개별적인 나로서 마음 내는 것이라면 힘이 없지만 관념의 벽을 깬 포괄적인 나로서 마음 내는 것은 광대무변하고 무궁무진하게 그대로 법이 됩니다.

한 생각 잘하고 잘못하느냐에 따라 수 억겁 과거생에 쌓이고 쌓였던 잠재의식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생각에 묵은 얼음을 다 녹일 수 있고, 한 생각에 짊어진 짐을 벗어던질 수도 있습니다. 설사 마음 도리를 모르더라도 지극한 생각이면 얽히고설킨 인연줄도 그냥 탁 녹아내릴 수 있습니다.

다가온 경계에 얽매여 쩔쩔매지 마세요. 그게 비록 세상 사람들 사는 모습이라지만 그렇게 해서 두 번 괴로움하고 괴로워서 다시 나쁜 씨를 뿌리게 된다면 너무 어리석지 않습니까? 그러니 괴롭다 하기보다 활달한 마음으로 한 생각 돌린다면 짐이 한결 가볍게 느껴질 것입니다.

 

 

한 생각에 자기를 구덩이에 몰아넣기도 하고 한 생각에 자기를 구덩이에서 건지기도 합니다. 한 생각 일으키는 게 그토록 중요합니다. 꿈자리가 사납다고 오늘은 조심해야지 한다면 종일 조심할 일만 생길 것이고, 그것 또한 내 속에서 나온 것이니 한 생각 좋게 돌려서 놓는다면 오히려 기쁜 일이 생기기도 할 것입니다. 가을에 잎이 지는 걸 보고 외롭고 쓸쓸하다 하면 세상이 온통 쓸쓸하게 여겨질 것이고 아, 이제 열매 익으니 좋구나 하면 과일 맛볼 일만 있게 될 것입니다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있습니다. 꿈에 거울이 와장창 깨졌다면 흉한 징조라고 하겠지만 크게 소리칠 징조라고 생각하면 그대로 법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생각 활달하게 마음내는 것이요, 그래서 묘법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삼살방三煞方11)이 어디 있어! 사방이 탁 터졌는데, 내 한 마음이 일체제불의 마음이고 일체제불의 마음이 내 한 마음인데 어찌 삼살방이 붙을 자리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을 돌리면 삼살방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쪽으로 움직여 갔다면 그 사람은 일을 당하는 수도 있습니다.





코드를 꽂지 않고서야

 

우리가 한 생각을 낸다는 것은 통신을 중계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 생각 냄으로써 사대四大12)를 통해 전체로 중계가 되고 나의 근본 뿌리로부터도 힘을 배출 받게 됩니다. 우리의 뿌리는 에너지를 배출해 주는 부동의 자리입니다. 누구나 중심이 딱 서 있습니다. 따라서 그 주장자 하나를 굳게 믿는다면 안팎의 경계로 다가오는 세균성, 윤회 업보성, 영계성 등의 요소들이 감히 그 자리를 넘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본래 중심이 서 있지만 그것을 믿지 못하거나 생각해 보지도 않는다면 무효입니다. 전기가 가설되어 있어도 코드를 꽂지 않으면 쓸 수 없듯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작용이 따르지 않습니다.

생명의 불씨는 그르다 옳다 차별을 두지 않습니다. 각자 마음 내는 대로 따라 줄 뿐입니다. 강도짓을 하든 착한 일을 하든 마음먹기에 따라 그냥 해 줍니다. 그러니까 선택은 마음이 하는 것입니다. 북으로 가든 남으로 가든 마음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대로 가는 것입니다.

 

가운데 기둥 위에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고 그 기둥 밑에 컴퓨터, 망원경, 통신기, 탐지기, 팩시밀리 등이 붙어 있다고 합시다, 레이더는 누진통漏盡通13)이고 차례로 숙명통宿命通,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신족통神足通이라고 한다면 그대로 우리들 자신을 비유한 것이 됩니다.

이 여섯 가지 능력의 체계는 지수화풍 사대에 의해 돌아가는데 누진의 무한 능력에 힘입어서 광력, 전력, 자력, 통신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마치 회사의 사장 지시에 따라 직원 전체가 움직이듯이 우리가 한생각 내면 누진의 마음자리에서 힘이 배출되고 사대의 밑받침에 의해 자동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고로 가만히 있으면 부처요, 생각을 냈다 하면 법의 몸이요, 움직이면 나툼인 것입니다.

나는 중생이니까, 모자라니까 내가 힘이 없지.’ 이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다 우주와 직결이 되어 있고 가설이 되어 있고 내가 용도에 따라서 끌어 쓸 수 있는 자본이 나한테 모두 주어져 있습니다. 지수화풍이 나의 바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에너지는 어떠한 용도에 따라서도 꺼내서 끌어 쓸 수가 있다 이겁니다. 지수화풍이 없으면 에너지를 방출시킬 수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한생각 일으켜 마음이 움직이게 하지 않으면 그냥 에너지이고 마음을 낸다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속으로 하는 것은 비는 게 아닙니다. 바깥으로 찾는 에 기복祈福14)입니다. 내 주인공한테서 찾는 것은 한마음으로써 중심에 원을 세우는 겁니다. 내 집에 안테나를 달지 않으면 허공에 가득한 통신을 잡아서 보고 들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믿음의 안테나를 세우지 않는다면 법계의 통신을 들을 수 없습니다.

 

믿음은 마음의 안테나를 세우는 것에 해당됩니다. 놓음은 마음의 수신기를 켜는 것과 같습니다. 안테나를 달고 수신기를 켜 놓는다면 조만간 보고 듣게 될 겁니다. 타심통, 숙명통, 천안통, 천이통, 신족통, 누진통이 다 거기서 흘러나오게 됩니다. 마음은 일체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맷돌은 쉴 사이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쉴 사이 없이 돌아가는 거기에 무엇을 넣을 것이냐는 내가 용도에 따라서 결정합니다. 콩을 넣으면 콩을 갈아서 먹을 수 있고 팥을 넣으면 팥을 갈아서 먹게 됩니다. 그러자면 맷돌의 심봉이 바로 꽂혀 있어야 바로 갈아 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바로 꽂혀야 갈아 낸다는 사실을 믿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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