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대화

불타는 집 - 매월당김시습

혜주 慧柱 2020. 9. 12. 22:42

불타는 집

인연따라 생겼다 사라젔다. . .  뜬구름 한 점.

 

기둥과 대들보는 이미 반쯤 기울었는데

사방에서 불이 붙어 집이 활활 타고 있네.

주인장의 간절한 뜻 모르는 바 아니지만

불타는 이 집이 곧 연화대인 줄 그가 어찌 알리.

 

 

蓮經讚譬喩品

柱根樑棟半欹斜 烟焰相煎苦莫加 長者一車超本望 從知火宅是蓮花

출전 매월당시사유록

 

 

· 주근(主根) : 기둥

· () : 한쪽으로 기울다.

· 연염(煙焰) : 연기와 불꽃.

· 고막가(苦莫加) : 고통이 많다.

· 연화(蓮花) : 연꽃 좌대, 부처가 앉은 자리,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 극락세계).

 

해설

법화경』 「비유품(譬喩品)을 보면 이 세상을 불타는 집(火宅)’에 견주고 있다.

욕망의 불길이 사방에서 타오르고 있는데,

우리는 그 속에서 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차원 더 높이 보면,

불타는 이 욕망의 세상이 그대로 연화장세계라고 한다.

과연 매월당다운 안목이다.

'일상속의 대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누군지 모른대서야~~~  (0) 2020.11.22
오늘 아침에 읽은 것  (0) 2020.11.08
Life  (0) 2020.07.26
걸림돌을 디딤돌로  (0) 2020.04.17
오가해로 본 금강경 2 선현기청분  (0) 2020.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