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과 신심명, 그리고 일기일회

금강경 5~7

혜주 慧柱 2007. 2. 20. 18:04
 

5,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라고 볼 수 있을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라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특징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특징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여래께서는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대답했을 때에 스승은 수보리 장로를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특징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 말은 거짓이며, 특징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 그것은 거짓이 아니다. 따라서 특징이 있다고 하는 것과 특징이 없다고 하는 그 양쪽에서 여래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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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수보리 장로는 스승을 향하여 이렇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지금으로부터 훨씬 나중의 세상이 되는 제2의 오백년 대에 들어가 올바른 가르침이 멸망할 때쯤 되면, 이와 같은 경전의 말씀이 설해지더라도 그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누가 있겠습니까?”

스승은 대답하셨다. “수보리여, 그대는 그와 같은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뒤 세상[後代]의 제2의 오백년 대에, 옳은 가르침이 멸망할 즈음에, 이와 같은 경전의 말씀이 설해진다면, 그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수보리여, 또 지금부터 뒤 세상인 제2의 오백년 대에, 올바른 가르침이 멸망할 즈음에 덕이 높고 계율을 지키며 지혜가 깊은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은 이와 같은 경전의 말씀이 설해질 때 그것이 진실한 것이라고 틀림없이 생각할 것이다.

수보리여, 또 그들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은 한 사람의 깨달은 사람[佛]에게 가까이 귀의(歸依)하든지, 한 사람의 깨달은 사람 밑에서 선근(善根)을 심던지 했을 뿐만 아니라, 몇 십만이라는 많은 부처님들에게 가까이 가서 귀의했고, 몇 십만이라고 하는 많은 부처님들 밑에서 선근을 심은 일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와 같은 경전의 말씀이 설해질 때 한 결 같이 맑은 믿음을 틀림없이 얻을 것이다.

수보리여, 여래는 부처님의 지혜로 그들을 알고 있다. 수보리여, 여래는 부처님의 눈으로 그들을 보고 있다. 수보리여, 여래는 그들을 깨닫고 있다. 수보리여, 그들 모두는 측량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쌓아 자기의 것으로 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여, 실로 이들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에게는 자아(自我)라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고, 생존한다는 생각도, 개체라는 생각도, 개인이라는 생각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수보리여, 이들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에게는 ‘물건이라는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마찬가지로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수보리여, 그들에게는 생각한다는 일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여, 만약에 그들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에게 ‘물건이라는 생각’이 일어난다면, 그들에게는 그 자아에 대한 집착이 있을 것이며,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집착, 개체에 대한 집착, 개인에 대한 집착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일어난다면, 그들에게는 그 자아에 대한 집착이 있을 것이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집착, 개체에 대한 집착, 개인에 대한 집착이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왜 그러할까? 실로 또한 수보리여,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은 법(法)을 들어도 안 되고, 법 아닌 것을 들어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이와 같은 뜻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뗏목에 의한 비유의 법문(法門)을 아는 자는 법조차도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하물며 법 아니 것에 있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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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또다시 스승은 수보리 장로를 향해서 이렇게 물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가 이 위없이 바른 깨달음이라고 하여 현재 깨닫고 있는 어떤 법이 있을까? 또 여래에 의해서 가르쳐진 어떤 법이 있을까?”

이렇게 질문을 받았을 때, 수보리 장로는 스승을 향하여 이렇게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제가 스승이 가르치신 말씀을 이해한 바에 의하면 , 여래가 위없이 바른 깨달음이라고 하여 현재 깨달으신 법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 여래가 가르쳐 보여 주셨다는 법도 없습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여래가 현재 깨달으시고 가르쳐 주신 법이란 것은 인식할 수도 없고, 말로 설명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도 아니고, 법 아닌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성자들은 절대 무위 그것에 의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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