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과 신심명, 그리고 일기일회

금강경 10~13

혜주 慧柱 2007. 3. 16. 21:34
 

10,

스승은 물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가 존경받을 만한 사람 ․ 올바로 깨달은 사람인 디팡카라(Dīpańkara, 燃燈) 여래 밑에서 얻으신 무엇이 있었을까?”

수보리는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러한 것은 없습니다. 여래가 존경받을 만한 사람 ․ 올바로 깨달은 사람인 디팡카라 여래 밑에서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습니다.”

스승은 말하였다. “수보리여, 만약 어떤 구도자가 ‘나는 국토(國土)의 건설을 이룩하리라’라고 말했다고 하면, 그는 잘못된 말을 하고 있는 것이 된다. 왜야하면 수보리여, 여래는 ‘국토의 건설, 국토의 건설은 건설이 아니다.’라고 설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국토의 건설’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은 집착 없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인기에 집착된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형태에 집착된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소리나, 냄새나, 맛이나, 감촉이나, 마음의 대상에 집착된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수보리여, 예컨대 여기 한 사람이 있어, 그 몸은 균형이 잘 잡히고, 크고, 산 중의 왕 수미산(須彌山)과 같다고 하면,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의 몸은 큰 것일까?”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것은 크다 하겠습니다. 행복하신 분이시여, 그 몸이야말로 크다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여래는 ‘몸[體]은 몸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몸’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스승이시여, 그것은 실로 유(有)도 아니요, 무(無)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몸[體]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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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스승은 물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갠지스 대하(大河)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갠지스 강이 있다고 하자. 그 많은 강들에 있는 모래알은 얼마나 많은 것일까?”

수보리가 대답했다. “스승이시여, 그렇게 많은 갠지스 강의 수만 하더라도 막대한 수에 달합니다. 하물며 그렇게 많은 갠지스 강의 그 모든 모래알 수에 이르러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스승은 말하였다. “나는 그대에게 말한다. 수보리여, 그대가 잘 이해하도록 하리라. 그 많은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만큼이나 많은 세계를, 어떤 여자든 남자든 일곱 가지의 보배로 가득 채워 여래 ․ 존경받을 만 한분 ․ 올바로 깨달으신 분들에게 보시했다고 하자.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여자나 그 남자나 그 일로 인하여 많은 공덕을 쌓는 것이 될까?”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행복한 분이시여. 그 여자나 그 남자는 그 일로 인하여 많고 많아 측량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쌓은 것이 됩니다.”

스승이 말했다. “그래서 또다시 수보리여, 어떤 여자나 남자가 그렇게 많은 세계를 일곱 가지의 보배로 꽉 채워 여래 ․ 존경받을 만 한분 ․ 올바르게 깨달은 분들에게 보시하더라도, 만약 훌륭한 젊은이, 훌륭한 딸이 이 법문 안에서 사행시(四行詩) 하나만이라도 꺼내어 남을 위해 보여주고 설명해 준다면 이쪽 편이 이 일 때문에 더 한층 많아 측량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쌓는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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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다시 또 수보리여, 어떤 지방에서든 이 법문에서 사행시 하나라도 꺼내어 얘기하거나 설명해 들려주는 일이 있다고 하면, 그 지방은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阿修羅)들을 포함하는 세계에서 탑묘(塔廟)와도 같은 것이 되리라. 하물며 이 법문을 남김없이 기억하고, 읽고, 연구하고, 남을 위해 자세하게 설명하여 들려주는 자가 있다고 하면, 수보리여, 그들은 ‘최고의 불가사의함을 갖춘 자[가장 훌륭한 성질을 갖춘 자]’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수보리여, 그러한 지방에는 스승이라고 우러러 존경받는 자가 살고, 또 가지가지의 ‘총명한 스승의 지위에 있는 자’가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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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와 같이 말했을 때, 수보리 장로는 스승을 향해 이와 같이 물었다. “스승이시여, 이 법문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또 이것을 어떻게 기억하면 좋겠습니까?”

이와 같이 물었을 때, 스승은 수보리 장로를 향해 이와 같이 대답하였다. “수보리여, 이 법문은 ‘지혜의 완성’이라고 불린다. 이와 같이 기억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여, ‘여래에 의해서 설해진 지혜의 완성은 지혜의 완성이 아니다.’라고 여래에 의해 설해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의 완성’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에 의해서 설해진 법이라는 무엇이 있을 까?”

수보리가 대답했다. “스승이시여, 그러한 것은 없습니다. 여래에 의해 설해진 법이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스승이 물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한없이 넓은 우주의 대지에 있는 먼지는 많을까?”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것은 많고 많습니다. 행복한 분이시여, 그것은 많고 많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스승은, ‘여래에 의해서 설해진 대지의 먼지는 대지의 먼지가 아니다.’라고 여래께서는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지의 먼지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또 ‘여래에 의해서 설해진 세계는 세계가 아니다.’라고 여래에 의해서 설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라고 불립니다.”

스승이 물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 ․ 존경할 만한 사람 ․ 올바로 깨달은 사람은 위대한 인물이 갖추고 있는 서른두 가지의 특징으로 구분될 수 있을까?”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여래 ․ 존경할 만한 사람 ․ 올바로 깨달은 사람은 위대한 인물에 갖추어진 서른두 가지의 특징에 의해서 구분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실로 스승이시여, ‘여래에 의해서  설해진 위대한 인물이 갖춘 서른두 가지의 특징은 특징이 아니다.’라고 여래에 의해 설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인물에 갖추어진 서른두 가지의 특징’이라고 말해집니다.

스승이 말했다. “그래서 또다시 수보리여, 어떤 여자, 또는 남자가 매일 갠지스 강의 모래와 같이 많은 몸을 이와 같이 계속해서 바쳐, 갠지스 강의 모래알만큼 무한한 시간 동안 그 몸을 계속해서 바쳤더라도, 이 법문 안에서 사행시(四行詩) 하나라도 꺼내어 남을 위해 가르치고 설명해 들려주는 자가 있다고 하면 이쪽 편이 이 일 때문에 더 한층 많은 측량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을 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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