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과 신심명, 그리고 일기일회

금강경 20~25

혜주 慧柱 2007. 4. 11. 20:58
 

20,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를 단려(端麗)한 신체를 완성하고 있는 것으로써 볼 수 있을까?”

수보리는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여래를 단려한 신체를 완성하고 있는 자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단려한 신체를 완성하고 있다, 단려한 신체를 완성하고 있다’라는 것은, 실은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된다고 여래께서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단려한 신체를 완성하고 있다’라고 말해 집니다.”

스승은 물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라고 볼 수 있을까?”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로서 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스승이시여,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 여래라고 설한 것은, 실은 특징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다.’라고 여래께서는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특징을 갖추고 있다고 말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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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스승은 물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법을 가르쳤다고 하는 생각이 여래에게 일어날까?”

수보리는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법을 가르쳤다’는 생각이 여래에게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스승은 말했다. “수보리여 ‘여래는 법을 가르쳤다’라고 설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잘못을 설한 것이다. 수보리여, 그는 진실이 아닌 것에 집착하여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여, ‘법의 교시(敎示), 법의 교시’ 하지만, 법의 교시로서 인정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수보리 장로는 스승을 향하여 이렇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지금 후세인 제2의 오백 년대에 올바른 가르침이 망할 즈음에 이와 같은 법을 듣고서 믿는 사람들이 과연 있겠습니까?

스승은 대답하였다. “수보리여, 그들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며, 살아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살아 있는 것, 살아 있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고 여래께서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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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가 이 위없이 올바른 깨달음을 깨달았다고 하지만 그러한 어떤 일이 있을까?”

수보리는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러한 것은 없습니다. 여래께서 이 위없이 올바른 깨달음을 깨달았다고 하는 일은 도무지 없습니다.”

스승은 말했다. “수보리여,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미진(微塵)만큼의 일도 거기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인식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이 위없이 올바른 깨달음’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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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다시 또 수보리여, 실로 그 법은 평등하고 거기에는 어떠한 차별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이 위없는 올바른 깨달음’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 위없는 올바른 깨달음은 자아가 없다는 것으로 인하여, 살아 있는 것이 없다는 것으로 인하여, 개체가 없다는 것으로 인하여, 개인이 없다는 것으로 인하여 평등하며, 모든 선(善)의 법에 의하여 현실로 깨닫는 것이다. 왜야하면 수보리여, ‘선(善)의 법, 선의 법이란 법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선의 법’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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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다시 또 수보리여, 실로 어떤 여자나 또 남자가 이 끝없이 넓은 우주에 있는 모든 산들의 왕, 수미산의 수만큼이나 일곱 가지 보배를 모아서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여래 ․ 존경받을 만한 분 ․ 올바로 깨달은 분들에게 보시하더라도, 또 한편 훌륭한 젊은이나 훌륭한 딸들이 이 지혜의 완성이란 법문으로부터 사행시(四行詩) 하나만이라도 꺼내어 남을 위해 설한다 하면, 수보리여, 전자의 공덕을 쌓는 방법은 후자의 공덕을 쌓는 공덕에 비하면 그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나아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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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살아 있는 것들을 구제했다.’ 이러한 생각이 여래에게 일어날까? 수보리여, 그러나 이와 같이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까닭은 수보리여, 여래가 구제했다고 하는 그런 살아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또 수보리여, 여래가 구제했다고 하는 그러한 살아 있는 무엇인가 있다고 하면, 여래에게는 자아에 대한 집착이,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집착이, 개체에 대한 집착이, 개인에 대한 집착이 있게 될 것이다. 수보리여, ‘자아에 대한 집착이란 집착이 없는 것이다.’라고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나 저 어리석은 일반 사람들은 그것을 집착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어리석은 일반 사람들’이란 어리석은 일반 사람들이 아닌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어리석은 일반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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