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라고 볼 것인가?”
수보리는 대답하였다. “스승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스승이 하신 말씀의 의미를 이해한 바에 의하면, 여래는 특징을 갖춘 존재라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스승은 말하였다. “실로 실로 수보리여, 그러하니라. 수보리여, 그대가 말하는 대로이니라.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로 보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만약에 여래가 특징을 갖춘 존재라고 보인다면 전륜성왕(轉輪聖王) 역시 여래라고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로 보아서는 안 된다.”
수보리 장로는 스승을 향하여 이렇게 말했다. “스승이시여, 제가 스승이 하신 말씀의 의의를 철저히 연구한 바에 의하면 여래는 특징을 갖춘 자라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때 스승은 이것을 계기로 다음과 같은 시를 읊으셨다.
“형태에 의해서 나를 보고, (若以色見我)
소리가 의해서 나를 찾는 자는, (以音聲求我)
잘못된 노력에 빠져 있는 자, (是人行邪道)
그 사람들은 나를 못 보는 것이다. (不能見如來)”
“깨달은 사람들은 법에 의해서 보여 져야 한다.
모든 스승들은 법을 몸으로 하기 때문에,
그리고 법의 본질은 알려지지 않는다.
알려고 해도 알려지지 않는다.” (이 부분은 해당되는 한문 번역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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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특징을 갖추고 있는 자로서 여래는 이 위없는 올바른 깨달음을 현실로 깨달은 것일까? 그러나 수보리여, 그대는 그와 같이 보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특징을 갖추고 있다는 것에 의해서 여래가 이 위없는 올바른 깨달음을 현실로 깨달았다고 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수보리여, 실로 누군가가 ‘지도자의 길을 향한 자에게는 어떠한 법이 없어지거나, 사라지거나, 단절(斷絶)되게 된다.’고 이와 같이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보리여, 그와 같이 보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왜냐하면 구도자의 길로 향하는 자에게는 어떠한 것도 없어지거나, 단절되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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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다시 또 수보리여, 실로 훌륭한 젊은이나 훌륭한 딸들이 갠지스 강의 모래알만큼의 세계를 일곱 가지의 보배로 채우고, 그것을 여래 ․ 존경받을 만한 분 ․ 올바로 깨달은 분들에게 보시했다고 하자. 다른 한편에서는 구도자가 ‘법은 자아란 것이 없고 생기는 일도 없다.’고 인용(認容)할 수 있었다고 하면, 후자가 그 일로 말미암아 측량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은 공덕을 쌓은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또 수보리여. 구도자 ․ 훌륭한 사람들은 쌓은 공덕을 자기의 것으로 해서는 안 된다.”
수보리 장로는 여쭈었다. “스승이시여, 구도자는 쌓은 공덕을 자기의 것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까?”
스승은 대답하였다. “수보리여, 자기의 것으로 해야 하기는 하지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때문에 바로 ‘자기의 것으로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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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다시 또 수보리여, 실로 만약에 누군가가 ‘여래는 가고, 여래는 오고, 혹은 머물고, 혹은 앉고, 혹은 상(床)에 누웠다’고 말한다 하면 그 사람은 수보리여, 내가 말한 바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여, 여래라고 불리는 자는 어디로도 가지 않고, 어디로부터도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여래이며 존경받을 만한 분이며, 올바로 깨달은 분’이라고 말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