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기술+참선곡, 행불어록

경허스님 참선곡 8

혜주 慧柱 2009. 8. 7. 17:57

◈학습자료(몸뚱이)를 잘 활용해서 마음을 잡고 본마음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홀 연 히   깨달으면   본래생긴   나의부처   천진면목

절묘하다   아미타불   이아니며   석가여래   이아닌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부를 잘 해가지고 홀연히 깨달으면~ 우리가 중생세계를 여는 것도 홀연히 연 것이고, 깨달음의 세계를 여는 것도 홀연히 연 것이다. 홀연히 라는 말은 불교의 바로 무심무정의 가르침. 동그라미를 생각해 보십시오. 동그라미가 있다고 하면 ‘출발점이 종착점이다.’라고 하는 것이죠.

홀연히 깨달으면 본래생긴 나의 부처 천진면목 절묘하다.

본래생긴 나의 부처라는 것은 불생불멸의 자리라고 하는 것이죠. 나의 이 부처자리. 천진면목자리 이것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종소리를 한번 예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종소리가 “꽝”하고 나면 우리는 그 소리를 듣습니다. 그랬다가 조금 지나면 종소리는 사라지죠. 또 다시 종을 “꽝”하고 치면 소리는 또 나고 우리는 그 소리를 듣고 그 소리는 또 다시 사라집니다. 해서 종소리 자체는 생겨났다 소멸했다 하면서 생멸합니다. 그러나 '성유생멸이라 문성은 상재(聲有生滅 聞性常在)'라 '소리에는 생멸이 있지만 그 소리를 듣는 성품은 항상 존재 한다.' 라고 하는 것이죠. ‘소리가 생겨났다’해서 소리를 듣는 성품이 생겨났다가 ‘소리가 사라졌다’해서 소리를 듣는 성품이 소멸되는 것은 아닌 겁니다. 소리는 생멸을 거듭하더라도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나의 본마음, 성품자리는 항상 여여부동하다’ 라고 하는 겁니다. 빛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른쪽에서 빛이 비춰지면 우리는 오른쪽으로 돌려서 보게 되고 왼쪽에서 빛이 비춰지면 우리는 왼쪽으로 돌려서 보게 됩니다. 그래서 빛은 오른쪽, 왼쪽에서 나타났다 할 수 있고, 나는 오른쪽,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보게 됩니다. 그러나 그 빛을 보는 나의 성품은 움직이질 않는다는 거죠. 부동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본마음, 참 나는 여여부동하다. 여여하다는 것은 본래 그러하다는 거예요. ‘생멸을 떠나 있다’라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의 소리를 듣거나 빛을 바라보는 나의 성품, 본 마음자리는 여여부동한 것입니다. 그것을 천진면목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천진면목이야 말로 절묘한 것이죠. “참 뭐라고 참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거죠.

“아미타불 이 아니며 석가여래 이 아닌가?”

‘아미타부처님이나, 석가여래부처님이나, 모두 천진면목 자리에서 나왔다’ 하는 것이죠. 우리가 지난시간에 말씀드렸죠. ‘본마음, 마음, 몸’ 모두가 다 본마음 참나 자리에서 한 생각 일으켜 생겼다는 것이죠. 분별심이 그다음엔 마음이 똘똘 뭉쳐서 몸뚱이로 만들어졌어요. 이 순서를 잘 유념을 하셔야 합니다. 본마음에서 마음이 일어났고, 마음이 뭉쳐서 몸뚱이로 변했다. 이게 바로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원만보신 노사나불,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자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바로 우리의 본마음자리입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마음 참나 자리에서 중생구제에 한 생각을 일으킨 것, 그것이 원만보신 노사나불입니다. 그래서 보신불은 마음으로 나투신 부처님이라고 하는 것이죠. 지금 여기에서 말씀드린 아미타부처님 이런 분들이 바로 마음으로 나투신 부처님 보신불에 해당됩니다. ‘내가 저 중생들을 극락정토로 안내를 해 줘야지’ 이렇게 마음으로 나투셔서 극락정토를 장엄하셨어요. 그래서 중생들을 그 쪽으로 인도해 가서 궁극적으로는 본마음으로 갈수 있도록 안내를 해 주시는 거죠. 그게 보신불 마음으로 나투신 부처님입니다.

근데 마음으로 나투신 부처님은 마음의 눈을 뜬 사람만 볼 수가 있어요. 그러기 때문에 수많은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몸으로 나투신 부처님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몸으로 나투신 부처님 그분이 바로 ‘석가여래’라고 하는 거죠. 석가여래는 직접 몸뚱이로 이 세상에 나투셔서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셨다. 그래서 이 몸은 사실은 본마음에서 마음이 나오고, 마음에서 몸이 형성이 되어서 어떻게 보자면 몸뚱이가 제일 하찮은 거다! 이렇게 얘기 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사실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몸으로 나투셔서 가르침을 베푸신 덕분에 우리는 보신불과 법신불을 알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러니깐 ‘몸뚱이야 말로 체험학습의 좋은 자료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함부로 해선 안 되겠죠.

석가모니부처님같이 몸으로 나투신 부처님이 계셨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으로 나투신 부처님인 아미타 부처님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또 본마음 참나 자리에 부처님이신 비로자나불 법신불도 알게 된 거죠. 석가모니 부처님이 안 계셨다면 우리가 보신불이니, 법신불이니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알 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몸이니, 마음이니 하는 것도 역시 다 본마음 자리에서 출현한 것이기 때문에 역시 소중한 것이다. ‘이렇게 나에게 주워진 이 몸과 마음을 잘 활용해 나가는 것, 이 학습 자료를 잘 활용해서  마음을 잡고 본마음 쪽으로 몰아가는 것, 이것이 아주 중요한 것이다.’이렇게 알 수 있어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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