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희게 쇠었다 해서
모두 지혜로운 노인은 아니다.
그저 나이만 먹었을 뿐,
덧없이 늙어버린 사람이
세상에는 수두룩하다.
그대가 나이를 먹는다면
성실하고 자비로우며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무엇을 해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신중하고 언제나 몸과 마음이
단정한 노인이 되도록 힘써라. _ 법 구 경
노익장(老益壯)이란 말이 있습니다. 원래는 후한서 노당익장(老當益壯)이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후한 광무제 때의 명장 마원은 그는 항시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대장부라는 자는 뜻을 품었으면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며 늙을수록 건강하여야 한다. 가멸차더라도 사람에게 베풀지 않으면 수전노(守錢奴)일 뿐이다.”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기개를 잃지 않고 정진하면 젊은이 못지않은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마조록에 ‘85세에 깨침을 얻은 황삼랑 이야기’가 나옵니다.
서천(西川)에 황삼랑(黃三郎)이라는 이가 있어, 두 아들을 스님께 귀의케 하여 출가하도록 했다.
한 해가 남짓 지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두 스님을 보자마자 부처님과 똑같다는 생각을 내어 절을 하면서 말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나를 낳은 이는 부모요, 나를 완성해 주는 이는 벗이다.’라고 했는데, 두 스님은 벗이 되어 이 늙은이를 완성시켜 주시오.”
두 스님이 말했다. “아버지께서 비록 나이가 많으시나 그러한 마음이 있으시다면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노인은 몹시도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거사는 두 비구를 따라 마조스님께 갔다. 스님들이 그 동안의 일을 자세히 고하니 스님께서는 곧 법당으로 올라갔다.
황삼랑도 법당 앞으로 나아가니, 스님께서 소리쳤다.
“황삼랑이 아닌가?”
“예, 그렇습니다.”
“서천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대는 서천에 있는가, 홍주(洪州)에 있는가?”
“가정에는 두 가정이 없고, 나라에는 두 왕이 없습니다.”
“그대는 나이가 얼마나 되는가?”
“여든 다섯입니다.”
“비록 그렇게 계산하나 무슨 나이인가?”
“만일 스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일생을 헛 보낼 뻔했습니다. 스님을 봬온 뒤에는 칼로 허공을 긋는 것 같습니다.”
“정말 그렇다면 어디를 가나 진실이리라.”
85세 노인이 깨쳤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그 나이에도 용기를 내어 깨치고자 하는 정진의 마음을 내었다는 점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결코 젊은이다운 능력과 패기가 변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함을 잃지 않는 멋진 날 되소서!
차암 수정선사는 노래합니다.
“물이 산 아래로 흐르는 것은 별다른 뜻이 없고, 조각구름이 골로 들어오는 것 또한 무심의 소치이니, 물이 흐르고 구름 가는 이치를 깨 닫는다면, 무쇠나무에 꽃피어 온 누리가 봄이로다.”
계룡산인 장곡 합장
(장곡스님은 지난 날 저에게 불명을 내려 주셨지요. 慧柱라고.. 아마도 갑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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