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대화

월호스님이 전하는 팔정도

혜주 慧柱 2020. 12. 20. 09:36

깨달음과 행복으로 인도해 주는 고귀한 길, 팔정도

 

 

법문은 인간은 물론이고 신들도 환희심을 내게 합니다. 그렇다면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입니다.

여러 가지 법을 설하셨지만 과거의 부처님도 설하시고, 현재의 부처님도 설하시고, 미래
의 부처님도 꼭 이것만은 빼먹지 않고 설하신다고 합니다.

모든 부처님이 하나 같이 설하시는 가르침입니다.

“그대들은 스스로 힘써 노력하라. 여래는 다만 길을 가르쳐 줄 뿐이다.

그 길은 모든 붓다들이 지나갔던 길이며, 깨달음과 평온으로 인도해 주는 여덟 가지 고귀한 길, 팔정도이다.”

팔정도는 바른 생각(정사유正思惟), 바른 말(정어正語), 바른 행위(정업正業), 바른 생계(정명正命), 바른 정진(정정진正精進), 알아차림(정념正念), 바른 선정(정정正定), 바른 견해(정견正見)입니다. 

 

1, 바른 생각

다음 보기 가운데 바른 생각은?
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② 콩을 심든 팥을 심든 무엇이 날지는 신에게 달려 있다.

③ 콩을 심든 팥을 심든 무엇이 날지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④ 콩을 심든 팥을 심든 무엇이 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답은 ①번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것이 인과설이고, 불교의 근본 교리입니다.

불교는 이렇게 쉬운 것인데, 왜 사람들이 어렵다고 할까요?

왜냐하면 “내가 콩을 심었지만 다른 것이 나오면 좋겠어.

금콩이 나오면 좋겠어.”하고 사람들이 허황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①번을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뒤에 있는 세 가지를 은근히 바라고 있습니다.

“② 콩을 심든 팥을 심든 무엇이 날지는 신에게 달려 있다.”

그러니 “신이시여, 제가 콩을 심었지만 제발 금콩이 나게 해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기도하는 것은 헛된 마음입니다.

③번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숙명론입니다.

불교는 숙명론도 아니고 불가지론도 아닙니다.

불교의 핵심은 인과설입니다. 인과설을 믿는 것이 바른 생각입니다.

 

2, 바른 말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까닭은 신뢰, 믿음을 잃기 때문입니다.

믿음이야말로 진정한 재산입니다.

 


3, 바른 행위

· 건강하게 오래 살려하면 살생하지 말고 방생해야 한다.
· 부자가 되려면 남의 것을 훔치지 말고 보시해야 한다.
· 사람들에게 존경받으려면 사음하지 말고 정행해야 한다.
· 남들이 내 말을 믿게 하려면 거짓말하지 말고 진실한 말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른 행위입니다. 여기에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지요? 부자 되고 싶지요? 존경받고 싶지요?

남들이 내 말을 믿어 주었으면 좋겠지요?

그렇게 되려면 방생하고, 보시하고, 정행하고, 바른 말하면 됩니다. 이것이 인과설입니다.

인과설을 믿는다고 하면서 요행을 바라면 안 됩니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없어져야 아라한이 될 수 있습니다.

 


4, 바른 생계

생계는 먹고사는 수단입니다. 직업이지요.

살생, 투도, 사음, 망어, 이 네 가지를 하면서 먹고사는 직업은 바른 직업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킬러처럼 살생을 업으로 삼거나, 강도나 도둑질을 업으로 삼거나, 사창가에서 몸을 팔아서 살거나, 사기꾼처럼 거짓말을 업으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최소한 이 네 가지 계율을 어기지 않는 직업을 가져야 합니다.

 


5, 바른 정진(노력)

바른 정진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악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게 노력하고,

둘째 이미 일어났으면 그것을 제거하려고 노력하고,

셋째 선한 생각은 일으키려고 노력하고,

넷째 이미 일어난 선한 생각을 꾸준히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6, 알아차림

마음 챙김의 대상은 네 가지입니다. 신수심법身受心法, 여기에 불교 수행의 핵심이 다 들어 있습니다.

 

신(身) : 몸 보기
수(受) : 느낌 보기
심(心) : 마음 보기
법(法) : 성품 보기


이것을 사념처(四念處)라고 합니다.

『사념처경』을 보면, “이 방법을 통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해탈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방법이야말로 해탈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3년 만이라도 이 방법으로 수행하면 벗어날 수 있다.

그러다가 1년, 3달, 3주, 일주일만이라도 이 방법으로 수행하면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할 수 있다.”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몸 보기는 자기 몸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숨을 관찰하는 것이 대표적이지요.

이것이 사념처경의 첫 번째 수행으로, 모든 수행의 기초입니다.

손가락을 자기 코 밑에 대고 입을 다문 다음 코로만 숨을 쉬어 보세요.

들이쉰다, 내쉰다, 들이쉰다, 내쉰다,……. 숨결이 느껴집니다.

그 다음에, 손가락을 내려놓고 손가락이 있던 자리에 마음을 모읍니다.

눈을 감고 코 밑에 마음을 집중해 보세요.

마음속으로 숨을 들이쉴 때는 들이 쉰다, 내쉴 때는 내쉰다, 들숨, 날숨,…….

이렇게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관찰합니다.

매일 잠시만이라도 눈을 감고 호흡 관찰하기를 해 보세요.

복잡한 머리가 고요해지고, 들뜬 마음, 허황된 마음이 가라앉고 편안해지며 힐링healing이 됩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호흡을 관찰하며 마음챙김을 해야 합니다.

마음보기는 분노심이 일어나려고 한다고 관찰하고, 분노심이 일어났다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 챙김입니다. 남의 허물을 자꾸 관찰하면 나의 허물이 많아집니다.

되도록 남의 허물을 보지 말고 자신의 몸과 마음과 느낌, 법의 성품을 관찰해야 합니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照見五蘊皆空度一切苦厄”에서 ‘오온’이 신수심법에서 말하는 법입이다.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 ‘담마’를 법이라고 합니다. 법에는 성품이 있습니다.

그래서 참선에서 견성見性한다고 하는데, 성품을 본다는 것은 법을 보는 것입니다.

 


7, 바른 선정

부처님께서 바히야 존자에게 말씀하시기를,

“바이야여, 그대는 이와 같이 닦아야 한다. 보이는 것을 보기만 하고, 들리는 것을 듣기만 하고, 느끼는 것을 느끼기만 하고, 아는 것을 알기만 해라. 이와 같이 할 때 거기에 그대는 없다. 이것이 고통의 소멸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육근,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가지고 견문각지見聞覺知를 합니다.

눈으로는 보고見, 귀로는 듣고聞, 코·혀·몸으로는 느끼고受, 뜻으로 압니다.知

육근의 작용을 견문각지로 표현한 것입니다.

“보이는 것을 보기만 하고, 들리는 것을 듣기만 하고, 느끼는 것을 느끼기만 하고, 아는 것을 알기만 해라.”

이것이야 말로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아무리 기분 좋은 말이 들려도 그냥 듣기만 하고, 기분 나쁜 말이 들려도 그냥 듣기만 하면, 이것이 바로 무아無我이고, 고통의 소멸입니다.

 


8, 바른 견해

다음 보기 가운데 바른 견해는?


① 행복도 불행도 내 작품이다.

② 나의 행복과 불행은 오로지 돈에 의해 좌우된다.

③ 나의 행복과 불행은 오로지 신에게 달려 있다.

④ 나의 행복은 내 덕분이고, 불행은 남의 탓이다.

 

답은 ①번입니다. ④번처럼 “나의 행복은 내 덕분이고, 불행은 남의 탓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행복도 불행도 내 작품이라고 생각해야 내가 고칠 수 있습니다.

남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남이 고칠 수 있습니다.

팔정도야말로 불교의 핵심이고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이 길을 통하지 않고서는 행복으로 갈 수 없습니다.

 

그냥 일시적으로 신을 믿어서 부자가 되어 행복한 것처럼 착각할 수 있겠지만, 깨달음과 궁극의 행복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 길을 통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