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기술+참선곡, 행불어록

자유인의 길 2,

혜주 慧柱 2006. 6. 25. 16:54

* 자기 속의 성품 *

 

우리는 어디서 왔습니까? 바로 참 나인 주인공으로부터이니 오직 참 나를 찾기에 노력해야 합니다. 그 참 나가 이날까지 같이하여 왔고 이날까지 같이 돌아왔는데 그것을 모르니까 그 모든 것이 참 나에서 비롯되었음을 발견하라 하는 것입니다. 육신은 참 나에서 나타난 싹, 잎사귀, 가지와 같은 것이어서 뿌리를 놓아두고 가지나 잎사귀를 자기라 하렵니까?

먼저 나를 잘 알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중생의 본래 성품은 원만하고 공적(空寂)하여 태어난다든지 죽는다든지 하는 어느 한편으로 기울어지는 법이 없으나, 중생의 실제생활을 보면 삼독심에 물들어 마침내는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생은 본래 성품인 주인공에 근거해서 존재합니다. 비유하자면 나무가 땅속의 뿌리를 근거로 하는 것과 같이 주인공은 나의 근원이며 동시에 모든 것의 근원입니다.

 

주인공은 나의 근원이지만 동시에 모든 것의 근원입니다. 주인공은 나의 주인이자 모두의 주인이요, 삼계의 주인입니다.

‘주()’한 것은 근본자리를 말하고 ‘공()’한 것은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주인공 자리엔 무엇 하나를 고정되게 세워서 ‘나’라고 할 수도 없고, 무엇 하나 세워서 활용이라 할 수도 없고, 무엇 하나 세워서 부처라 할 수도 없고, 무엇 하나 세워서 늙은이다 젊은이다, 여자다 남자다, 아비다 자식이다, 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주인공은 생각나기 이전의 마음 중심, 바로 나의 기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별적인 기둥이 아니라 전체적인 기둥이므로 무엇이든 한 생각 내는 대로, 불을 켜려면 켜고 밥을 지으려면 짓고 모터를 돌리려면 돌리고 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끌어 쓸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자동적으로, 마치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듯이, 누구나 무심으로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본디 태어나는 일도 없고 죽는 일도 없습니다. 주인공은 육안으로 볼 수 없고 생각으로 잡히지 않지만 영원하고 크나큰 나입니다.

위대한 지혜의 빛나는 힘이 있고, 청정하여 변함이 없으며 또한 헤아릴 수 없는 능력을 갖춘 나입니다.

중생은 모습이 다르고 이름이 다르고 차원이 다르고 나고 죽고 하지만 주인공은 다만 하나가 만개로, 만개가 하나로 도는 가운데 여여하니 이를 일컬어 또한 부처, 자성 불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인공을 통해서 중생과 부처가 만나고, 부처와 중생 또한 둘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지구상에 있는 온갖 진귀한 보배를 다 합쳐도 바꿀 수 없는, 무한히 값진 진리가 곧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입니다.

그렇거늘 그렇게 무한한 보배를 갖고서도 이것저것 걱정이 많습니다. 그것은 마치 억만 장자가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주인공은 광대 무변한 불법의 뜻을 그대로 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수 억겁을 거쳐 나왔기에 그 경험을 살려 이끌어 갈 수도 있고 자유인이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은 천백억 화신으로 공존합니다. 주인공 속엔 역대의 일체 부처님이 계실 뿐 아니라 일체중생이 다 같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거대한 용광로입니다. 이 보이는 세계와 더불어 함께하는 일체 제불의 보이지 않는 절실한 대원력이 언제나 함께하는 용광로입니다. 그러한 용광로가 내 속에 있습니다. 어떤 쇠든지 용광로에 들어가면 다 녹아 버리듯 그 어떤 눈물도 자비로 화하고, 그 어떤 아픔도 감사의 염으로 되살아나게 하는 용광로가 있습니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어떤 업도, 어떤 환난도 그 앞에서는 한 점 눈송이일 뿐이니 주인공은 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의 신묘한 비밀이요 모든 생명이 갖고 있는 불성으로서의 불가사의한 힘입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의 위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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