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기술+참선곡, 행불어록

자유인의 길 9,

혜주 慧柱 2006. 6. 25. 17:20

* 안에서 찾자 *

 

모든 것을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면 가장 잘 압니다. ‘라는 존재는 참 나와 이 운전하는 마음과 육신이 삼각으로 계합된 것이므로 나의 정체를 알려 하면 안으로 밝혀야 합니다. 밖으로 세우거나 짓거나 보태어서 진실이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오로지 성품을 스승으로 삼고, 또 성품으로써 만법이 돌아가는 이치를 꿰어드는 내 마음의 기둥을 스승으로 삼아야 합니다.

불성을 밖에서 찾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 보아도 찾아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열매 속의 씨와 같아서 마음내기 이전의 과거 씨이자 현재의 씨요, 미래의 씨이니 지식으로나 학식으로 알아지지 않으며 절대로 밖에서 찾아 지지도 않습니다. 수박 씨는 바로 수박 속에 들어 있습니다. 현재의 수박 속에 들어 있는 수박 씨는 과거의 씨이자 미래의 또 먹을 씨입니다.

밖으로 지팡이를 삼는 게 있으면 절대로 근본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문이 아닌 것을 문이라고 생각해서 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고로 남이 준 화두가 아닙니다. 내가 하는 일이 모두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내가 곧 주장자이며 뿌리가 없는 것이로구나 하는 걸 느껴야 합니다. 밖으로 지팡이를 삼는 게 있으면 환상이 많이 보이고 누가 어떻다, 내일이 어떻다 하는 소리에 끄달려 실상을 놓치게 됩니다.

내가 이 세상에 나왔기에 일체 만법이 나로 인해서 들고나며 상대성 원리로 돌아가는 것이지 내가 없다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일을 할 때나 쉴 때나 주인공이 있어 그렇게 하는 것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함은 한 마음으로 하나가 나왔으니 독존이요, 나로부터 벌어졌으니 유아독존인 것입니다.

생활을 떠나서 이 도리를 찾으면 끝내는 찾지 못합니다. 울고 웃고 괴로워하고 기뻐하는 자신의 모습, 그 마음 자리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거기에 진정으로 울고 웃을 대상이 있는가, 기뻐하고 괴로워해야 할 것이 있는가 보아야 합니다. 울고 웃고 나 자신이 실체로서 존재하는지를 자세하고 자세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그것이 다만 그 무엇을 분별하는 마음 작용에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만 알고 모르고 에 매달리지도 말고 일단은 면밀히 지켜 보는 게 중요합니다.

문제는 내 안에 있고 대답도 내 안에 있습니다. 스승도 내 안에 있습니다. 내 마음 안에 있는 이 영원한 보배, 그 보배의 참 맛을 알라는 것이 이 공부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진리를 등불로 삼고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밖의 스승은 참 나가 스승이 되어 자기를 이끌 때까지 그 길을 가르쳐 줄 뿐입니다.

번뇌 망상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 모두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 속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대로 나의 실상인 것입니다. 예전에 어느 선사가 팥죽을 끓이는데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것을 보고 주걱으로 방울방울마다 두드리면서 요놈도 문수! 요놈도 문수! 그랬다는 셈으로 번뇌 망상이란 다 나의 솥에서 끓어오른 것입니다. 세세생생 끌고 온 인연에 의해 연방 쉴 새 없이 나오는 것일 뿐이니 그게 망상이겠습니까. 이름을 번뇌다, 망상이다 했을 뿐이지요. 그러니 끄달리지 말고 지켜 보세요. 그 인연 도리를 지켜 보라는 것입니다.

 

일상 생활 가운데 수많은 일을 하는 것을 누가 하고 있는지 지켜 보십시오. 잘하든 못하든, 하든 안 하든 누가 그것을 하고 있는가를 지켜볼 때, 그 생각하기 이전에, 행동하기 이전에 한군데로 나고 드는 주처가 있는 듯이 느껴질 것입니다. 한 치도 놓치지 말고 단단히 지켜 보세요. 생각하기 이전의 그 주처가 대공의 주처입니다. 자기 발걸음을 지켜 보십시오. 말하는 건 누가 하고, 듣는 건 누가 듣고, 보는 건 누가 보는지 지켜 보십시오. 자기 하나 있어 이날까지 모든 것을 해 오고 있는 것을 지켜 보십시오.

지금 이 글을 보는 이는 누구입니까? 읽는 건 누구이고 듣는 건 누구입니까? 걸어갈 때 한 발자국 떼어놓게 하는 건 누구입니까? 그것을 지켜 보라는 것입니다. 어느 구멍에서 나오는지, 말하는 것은 누가 하고 보는 건 누가 보는지, 먹는 것, 입는 것, 생각하는 것, 잠자는 것 등등 이 모두를 누가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라고 생각하는 그 라면 보고 듣고 할 때에 일일이 내가 본다, 내가 듣는다 의식하며 하던가요? 또 그 가 한다면 왜 생각 생각이 끊어지고 의도하지도 않는데 망상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일까요. 그래서 누가 하는지를 지켜 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켜 보는 자와 하는 자가 결코 둘이 아닙니다.

지켜 본다 함은 없는 중심 자리를 지켜 보는 것이지 어떤 대상을 보는 게 아닙니다. 오직 볼 뿐입니다. 지켜 볼 때에 자꾸 망상이 든다 해도 망상조차 주인공 자리다!’하고 놓으십시오. 행하는 그대로를 누가 하는가지켜 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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