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葬墓)
/ 서암 스님
젊은 시절 여백우 거사와의 일이다.
여백우 거사는 정진도 열심히 한 분이었지만
약이나 풍수에도 밝았던 분이었다.
하루는 원적사에 와서
스님께 묘(墓)자리에 대해 장황한 주장을 하였다.
한참을 듣고 계시던 스님이 거사에게 물었다.
“왜 묘자리가 그리 중요한가요?”
“사람이 죽으면 그 혼(魂)이 몸에 붙어 있기 때문에 묘를 잘 써야 하지요.”
“그럼, 죽어서 시간이 지나면 뼈가 몇 조각나는데,
그땐 혼도 동강이 나는 거요?”
“그렇지요……”
“그럼, 죽어서 화장해서 가루를 내어 허공에 뿌리면,
그럴 때는 혼도 뿔뿔이 흩어지겠구먼?”
“……”
“불교를 안다는 분이 인과(因果)는 이야기 않고
허망한 소리를 해서야 되겠소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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